호치민에서 오래 살면서 한국 사장님들한테 가장 많이 받는 긴급 연락이 있다. “직원을 내보냈는데 갑자기 노동부에 신고가 들어왔어요.” 또는 “감사 나왔는데 사회보험 미납 건으로 벌금 맞았습니다.” 대부분 악의가 아니다. 한국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 베트남에 적용했을 뿐인데, 베트남 노동법 구조가 달라서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이 글은 베트남 노동법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주로 문제 삼는 5가지 실무 포인트를 정리한다. 2026년 현재 적용 기준이고, 수치는 베트남 노동법(Bộ luật Lao động 45/2019/QH14, 2021년 1월 1일 시행) 및 노동 위반 처벌 시행령(Nghị định 12/2022/NĐ-CP, 2022년 1월 17일 시행)을 기준으로 했다.
베트남 노동법 한국 기업 — 1. 노동계약서 — “구두 합의”는 베트남에서 아무 효력이 없다

한국에서는 수습 기간 중 구두로 조건을 바꾸거나, 정식 계약서 없이 한 달 정도 일 시켜보는 문화가 있다. 베트남에서 이 방식은 바로 위반이다.
베트남 노동법 제13조는 모든 근로관계에 서면 계약 의무를 규정한다. 30일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는 예외 없이 서면 계약이 필요하다. 서면 계약 미체결 시 시행령 12/2022/NĐ-CP 제9조에 따라 사업주에게 최대 3,000만 VND 벌금이 부과된다.
수습 기간(Thử việc) 계약도 별도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 대학 학위 이상 직책은 60일, 기술직은 30일, 일반직은 6일이 법정 수습 상한이다. 수습 급여는 정규 급여의 85% 이상이어야 한다. 이 부분을 몰라서 수습 기간에 최저임금만 주다가 나중에 분쟁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계약서 상 직함과 실제 업무가 크게 다를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노동부 감사 시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와 실제 업무를 비교한다. 계약서 작성 시 직무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해고 절차 — 한국식 “합의 퇴사” 유도는 역효과

한국에서는 해고가 부담스러울 때 “합의 퇴사”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에서도 비슷하게 접근하는 사장님들이 있는데, 직원이 나중에 “강요당했다”고 신고하면 사업주가 불리해진다.
베트남 노동법상 해고(Chấm dứt hợp đồng lao động)는 크게 두 가지 경로다.
| 구분 | 사전 통보 기간 | 근거 조항 |
|---|---|---|
| 기간제 계약(12개월 미만) 종료 | 3일 전 | 제36조 |
| 기간제 계약(12~36개월) 종료 | 30일 전 | 제36조 |
| 무기한 계약(Không xác định thời hạn) 해지 | 45일 전 | 제36조 |
| 징계 해고 (중대 위반) | 사전 통보 불요, 단 징계 절차 필수 | 제125조 |
징계 해고를 하려면 징계위원회 소집 → 직원 소명 기회 부여 → 노동조합 대표 참석 → 징계 결정서 서면 발송 순서가 필수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해고 자체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시행령 12/2022/NĐ-CP 제28조에 따라 불법 해고 시 최대 7,500만 VND 벌금 및 미지급 급여·배상금 지급 명령이 내려진다.
내 경험상, 사장님들이 가장 후회하는 케이스는 징계 해고 요건이 충분한데 절차를 건너뛴 경우다. 직원이 나쁜 짓을 했어도 절차를 안 밟으면 사업주가 오히려 배상금을 물게 된다.
3. 퇴직금(Trợ cấp thôi việc) — 계산법을 모르면 무조건 손해
많은 사장님이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나가면 퇴직금을 줘야 하나?”고 물어본다. 답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2009년 1월 1일 이후 사회보험(Bảo hiểm xã hội) 가입 기간에 해당하는 근무 기간은 사회보험 기금에서 실업급여 형태로 지급된다. 그래서 사업주가 사회보험을 정상 납부한 경우, 퇴직금(Trợ cấp thôi việc)은 2009년 이전 근무 기간에 대해서만 산정하면 된다.
문제는 사회보험을 미납한 상태에서 퇴직금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회보험 미납 기간은 사업주가 직접 퇴직금을 물어야 한다. 퇴직금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퇴직금 = 근무 연수(매 1년) × 평균 월급의 50%
여기서 ‘평균 월급’은 퇴직 전 마지막 6개월 급여 평균이다. 사회보험 납부 기준 급여(Mức đóng bảo hiểm xã hội)와 실제 지급 급여가 다른 경우 — 이른바 ‘이중 급여’ 구조 — 퇴직금 분쟁이 자주 생긴다.

베트남 노동부(Bộ Lao động – Thương binh và Xã hội) 공식 안내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사업주 부담 사회보험 납부율은 기본 급여의 17.5%(사회보험 14% + 의료보험 3% + 실업보험 0.5%)다. 이 납부 기준 급여를 실제 급여보다 낮게 신고하는 관행이 감사 때 집중 표적이 된다.
4. 초과근무(Làm thêm giờ) — 연 200시간 한도, 모르면 바로 위반

한국 기업에서 야근 문화를 그대로 가져오면 베트남 노동법과 충돌한다. 베트남 노동법 제107조는 초과근무를 연간 20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다만 일부 업종(섬유·전자·수산업 등)은 300시간까지 허용하는데, 이 경우에도 사업주가 노동부에 별도 등록해야 한다.
초과근무 수당 기준도 한국과 다르다.
| 구분 | 수당 배율 |
|---|---|
| 평일 초과근무 | 통상임금의 150% |
| 주말 초과근무 | 통상임금의 200% |
| 공휴일·유급 휴가일 초과근무 | 통상임금의 300% |
초과근무 사실은 별도 대장(Sổ theo dõi làm thêm giờ)에 기록하고 직원 서명을 받아야 한다. 기록 없이 초과근무를 시키다가 나중에 직원이 “수당 못 받았다”고 신고하면 사업주가 입증 책임을 진다.
직접 겪어본 바로는, 초과근무 분쟁은 대부분 퇴직 후 3~6개월 내에 터진다. 재직 중에는 조용하다가 퇴직하고 나서 노동부에 신고하는 패턴이 많다. 기록 관리가 곧 방어다.
5. 내부 규정(Nội quy lao động) — 등록 안 하면 시말서도 무효
한국 기업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직원에게 시말서를 받고, 경고장을 발행해도, 회사 내부 규정이 노동부에 정식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그 징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
베트남 노동법 제119조는 10인 이상 사업장에 내부 규정(Nội quy lao động) 서면 작성 및 관할 노동부(Phòng Lao động – Thương binh và Xã hội) 등록 의무를 부과한다. 내부 규정에는 근무 시간, 질서 유지, 직업 안전, 재산 보호, 비밀 보호, 징계 종류 및 절차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등록 없이 징계 해고를 진행한 사례에서 베트남 법원은 사업주 패소 판결을 내린 경우가 있다. [사실 확인 필요: 구체적 판례 번호] 내부 규정은 회사 설립 초기에 한번 등록하면 큰 비용이 드는 작업이 아니다. 하지만 등록을 미루다가 정작 필요할 때 없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반복된다.
실무 체크리스트
- ☐ 30일 이상 근무 예정 직원은 입사 전 서면 노동계약서 체결 완료
- ☐ 수습 계약 기간·급여(정규 급여 85% 이상) 별도 서면 명시
- ☐ 사회보험 납부 기준 급여 = 실제 지급 급여와 일치 여부 확인
- ☐ 초과근무 대장 별도 비치, 직원 서명 월별 징수
- ☐ 연간 초과근무 합산 200시간 초과 여부 HR 시스템에서 모니터링
- ☐ 내부 규정(Nội quy lao động) 관할 Phòng Lao động에 등록 완료 여부 확인
- ☐ 징계 절차 진행 시: 노동조합 대표 참석 + 직원 소명 서면 기록 필수
자주 묻는 질문
Q1. 수습 기간 중 직원을 해고할 때도 사전 통보가 필요한가요?
수습 기간 계약 중 해지는 노동법 제27조에 따라 양측 모두 언제든지 종료 가능하며, 사전 통보 의무는 없습니다. 단, 수습 계약이 서면으로 존재해야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Q2. 직원이 결근·무단이탈했을 때 징계 해고가 바로 가능한가요?
5일 이상 연속 무단결근 시 중대 위반으로 징계 해고 사유가 됩니다(노동법 제125조). 단 반드시 징계위원회 소집 → 소명 기회 부여 → 서면 결정서 발송 순서를 밟아야 합니다. 절차 생략 시 해고가 무효 처리될 수 있습니다.
Q3. 베트남에서 연봉 계약을 월별로 나눠 지급하면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시켜도 되나요?
‘포괄 임금제’ 개념은 베트남 노동법에 명시 규정이 없습니다. 법원은 초과근무 수당을 별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포괄 임금 방식으로 수당 지급 의무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분쟁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4. 외국인 사장이 직접 노동계약서에 서명해도 법적으로 유효한가요?
법인 대표자(Người đại diện theo pháp luật)로 등록된 외국인이라면 직접 서명 가능합니다. 단, 수권받은 대리인이 서명하는 경우에는 위임장(Giấy ủy quyền)을 함께 구비해야 합니다.
Q5. 사회보험 미납 기간이 있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소급 납부(Truy thu) 방식으로 처리 가능합니다. 다만 미납 기간에 대해 연체 이자(1.5배 가산)가 부과되며, 노동부 감사 전에 자진 납부하면 일부 가산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확인 필요: 2026년 현행 소급 납부 가산금 면제 요건] 담당 사회보험공단(Bảo hiểm Xã hội) 지소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오현 | 호치민 21년차 | WPdesign 대표
2005년 호치민 이주 후 현지 법인 운영 및 웹 제작 에이전시(wpdesign.vn)를 운영 중. 한국 사장님·주재원 대상 베트남 실무 정보를 직접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