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빈탄(Bình Thạnh)군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한국 사장님이 전화를 해왔다. 현지 직원 3명이 노동청(Sở Lao Động — Thương Binh và Xã Hội)에 진정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유는 퇴직금 미지급과 사회보험 과소납부. 회사를 차린 지 4년이 됐는데 노동법을 “한국 감각”으로 운영하다 걸린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21년 살면서 이런 전화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 베트남 노동법(Bộ luật Lao động)은 겉으로는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적용 방식이 전혀 다르다. 특히 2021년 전면 개정 이후 2026년 현재까지 외국계 기업에 대한 노동청 현장 점검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 이 글은 베트남에서 직원을 쓰고 있거나 채용을 앞둔 한국 사업자를 위해 쓴다.
베트남 노동법 위반 — 1. 근로계약서(Hợp đồng lao động) — 구두 계약은 없다
한국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구두 계약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베트남도 비슷할 거라 생각하는 사장님이 많은데, 완전히 틀렸다.
베트남 노동법 제13~14조에 따르면, 1개월 이상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게는 반드시 서면 근로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 계약서 없이 2주 이상 일을 시키면 그 순간부터 무기한 근로계약으로 간주될 수 있다.
내가 빈탄 케이스에서 확인한 것도 이 지점이었다. 해당 사장님은 수습 3개월 동안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노동청은 그 3개월을 정규직 기간으로 봤고, 퇴직금 기산점도 수습 시작일부터 잡았다.

계약 형태는 3가지다:
| 계약 유형 | 기간 | 주의사항 |
|—|—|—|
| 수습계약(thử việc) | 최대 60일 (전문직 180일) | 수습 중 해고 가능하나 조건 엄격 |
| 기간제계약 | 12~36개월 | 동일 직무 2회 초과 갱신 시 무기계약 전환 |
| 무기계약 | 기간 없음 | 해고 요건 매우 까다로움 |
기간제 계약을 반복 갱신하다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줄 모르는 사장님이 꽤 있다. 이 상태에서 해고하면 즉시 부당해고 소송 대상이 된다.
2. 사회보험(Bảo hiểm xã hội) — 실제 급여 기준 납부
베트남 사회보험(BHXH)은 고용주 17.5%, 근로자 8% 부담이다. 문제는 납부 기준액이다.
많은 한국 기업이 사회보험 납부 기준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신고하고, 실제 급여는 현금으로 따로 지급하는 구조를 쓴다. 2026년 현재 호치민(1~4지역) 최저임금은 월 4,960,000 VND인데, 실제 월급이 1,500만 VND인 직원을 최저임금 기준으로만 신고하는 식이다.
베트남 사회보험청(BHXH)은 2024년부터 은행 입금 내역과 신고 급여를 교차 검증하는 시스템을 강화했다. 2026년 현재 이 단속이 호치민 1군·3군·빈탄 외국계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적발 시 소급 납부 + 연체이자 + 벌금까지 붙는다. 베트남 노동부(Bộ Lao Động — Thương Binh và Xã Hội) 고시 기준으로 사회보험 과소납부 벌금은 누락액의 최대 75%다. 5년치 소급이면 회사가 흔들릴 수준이 된다.
3. 퇴직금(Trợ cấp thôi việc) — 한국과 계산 방식이 다르다
베트남에서 퇴직금을 “한국처럼 1년에 한 달치”로 계산하면 틀린다.
베트남 퇴직금(trợ cấp thôi việc)은 12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이 퇴직할 때 발생하며, 근속 1년당 0.5개월 평균 임금이다. 단, 2009년 이후 사회보험을 납부한 기간은 제외하고 계산한다.
계산 예시:
– 근속 5년, 평균 임금 1,500만 VND
– 사회보험 납부 기간 5년 (전부)
– → 이 경우 사회보험청이 실업급여(trợ cấp thất nghiệp)로 처리하므로 회사 퇴직금은 0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보험을 과소납부하거나 누락한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 전체에 대해 회사가 퇴직금을 직접 지급해야 한다. 결국 사회보험 편법이 퇴직금 폭탄으로 돌아온다.

4. 해고 절차(Chấm dứt hợp đồng) — “나가” 한마디면 소송
한국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이번 달까지만 나오세요” 통보가 관행처럼 통하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에서 이렇게 하면 부당해고로 직결된다.
베트남 노동법상 정당한 해고 사유는 명확하다:
– 규율 위반(징계해고) — 최소 2회 이상 서면 경고 후 가능
– 경영상 이유 — 구조조정 계획서 + 노동청 신고 + 사전 30~45일 통보
– 직무 능력 부족 — 업무 기준 미달 서면 확인 + 재교육 후 재확인 필요
21년 살면서 본 바로는, 한국 사장님의 해고 분쟁 90%가 “절차 없이 해고”에서 발생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절차를 안 지키면 부당해고 판정을 받는다.
특히 임신 중인 직원, 육아휴직 중인 직원, 노조 활동 중인 직원은 사유가 있어도 해고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 부분에서 걸린 한국 기업 케이스를 나는 두 번이나 직접 목격했다.

5. 외국인 근로 허가증(Giấy phép lao động) — 한국인 직원도 예외 없다
베트남에 주재원을 파견하거나 현지 채용한 외국인이 있다면, 반드시 근로 허가증(GPLĐ)을 취득해야 한다. 허가증 없이 일하는 외국인을 고용한 기업에는 법인 벌금 최대 7,500만 VND가 부과된다.
2026년 현재 근로 허가증 면제 대상이 일부 있지만(내부 이동 발령, 3개월 미만 전문가 등), 이 면제 조건을 잘못 해석해서 1년 내내 허가증 없이 운영하다 적발된 케이스가 있다. 베트남 통계청(GSO) 자료 기준으로 2025년 호치민시 외국인 불법 고용 단속 건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허가증 유효기간은 최대 2년, 갱신은 만료 45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갱신 타이밍을 놓치면 허가증이 소멸되고 재발급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지금 당장 내 회사 점검 체크리스트
- ☐ 전 직원 서면 근로계약서 체결 여부 확인 (수습 포함)
- ☐ 사회보험 신고 급여가 실제 지급 급여와 일치하는지 확인
- ☐ 기간제 계약 2회 이상 갱신한 직원 — 무기계약 전환 여부 검토
- ☐ 해고 예정 직원이 있다면 법적 절차 서면 기록 존재 여부 확인
- ☐ 외국인 직원(한국인 포함) 근로 허가증 유효기간 확인
- ☐ 퇴직금 지급 의무 발생 가능 직원 명단 파악 (근속 12개월 이상)
- ☐ 사회보험 누락 기간 있을 경우 자진 신고 방안 검토
자주 묻는 질문
Q1. 수습 기간 중인 직원도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나요?
그렇다. 2주를 넘기면 서면 계약이 원칙이다. 수습계약서(hợp đồng thử việc)라는 별도 양식을 쓰면 되는데, 이것도 엄연한 계약서다. 계약 없이 60일을 넘기면 자동으로 정규직 계약이 성립된다.
Q2. 직원이 먼저 사직하는 경우에도 퇴직금을 줘야 하나요?
근속 12개월 이상인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해도, 사회보험 가입 공백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 사회보험을 제대로 납부했다면 회사 부담 퇴직금은 없고 실업급여로 처리된다.
Q3. 한국인 임원은 근로 허가증이 필요한가요?
필요하다. ‘이사’ 직함이라도 실제로 베트남에서 업무를 수행하면 GPLĐ 취득 의무가 있다. 내부 파견(intra-company transfer) 요건을 충족하면 면제가 가능하지만, 요건 충족 여부를 반드시 법무 전문가와 확인해야 한다.
Q4. 직원이 노동청에 진정을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노동청은 우선 조정(hòa giải) 단계를 거친다. 조정 불성립 시 노동중재위원회(Hội đồng trọng tài lao động) 또는 법원으로 넘어간다. 조정 단계에서 합의하는 게 가장 빠르지만, 사실관계 정리 없이 무조건 합의하면 선례가 생겨 추가 분쟁의 빌미가 된다.
Q5. 현지 법무사나 노무사 없이 운영해도 되나요?
초기 3~5인 이하 소규모라면 기본 서식만 잘 갖춰도 버틸 수 있다. 다만 직원 수가 10명을 넘으면 현지 노무 전문가 또는 법무법인과 정기 점검 계약을 맺는 게 낫다. 적발 후 수습 비용이 연간 자문료보다 훨씬 크다는 걸 21년 동안 반복해서 봤다.
오현 | 호치민 21년차 | WPdesign 대표
2005년 호치민 이주, 웹 제작 17년 경력.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대상 실무 정보를 직접 경험 기반으로 씁니다.
